탄소국경조정제도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온실가스 배출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할 때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EU는 국가별 환경 규제 차이를 이용해 탄소 다배출 산업이 규제가 약한 국가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탄소 누출(Carbon Leakage)'을 방지하기 위해 이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종의 탄소국경세로서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본격 시행된다. 수출국 입장에서는 무역 장벽으로 인식되어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기도 한다.
EU는 2021년 7월 14일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 입법 패키지인 '핏포55(Fit for 55)'를 통해 CBAM 도입안을 공개했다. 이 패키지의 목표는 2030년까지 EU의 평균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수준까지 감축하는 것이다.
CBAM을 통해 EU 역내로 수입되는 제품 가운데 역내에서 생산된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은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는 EU가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해 역내 기업들에게 부과하는 탄소세에 비해 해외 경쟁기업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경쟁력 차이를 해소하고 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적용 예정 업종은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 6개다. 2023년 10월부터 2025년까지는 탄소 배출량 보고 의무만 부과되며, 2026년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CBAM 인증서 구입을 통한 비용 부담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특히 EU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철강 산업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석유화학·철강 등 12개 탄소집약적 제품에 온실가스 배출 부담금을 부과하는 '청정경쟁법' 도입을 추진 중이다. EU는 CBAM 도입으로 발생하는 추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7500억 유로) 부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CBAM 시행을 위해서는 EU의 배출권 거래제(ETS)와 연계가 필수적이다. ETS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게 한 제도로, ETS를 구입한 기업은 CBAM에서 납부해야 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국 역시 EU의 CBAM 도입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K-ETS'를 시행하고 있어 보고 의무만 존재하는 전환기(2023~2025년)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2025년 1월부터는 EU의 ETS 기준에 맞춰야 한다. 본격 시행되는 2026년부터는 EU 수출량이 많은 철강 업계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질 전망이며, 한국 기업들은 K-ETS를 통해 납부한 비용을 CBAM에서 인정받거나 면세받기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