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
[gravitational wave]질량을 가진 물체가 고속 운동을 할 때 방출하는 에너지 파동. 물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퍼져 나가듯 질량이 있는 물체가 움직이면 그 물체를 중심으로 시공간이 움직이며 파동이 생긴다는 개념이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의 정체를 ''시간과 공간이 일체가 돼 이루는 물리적 실체인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파악하는 관점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체가 움직이거나 새로 생겨나거나 파괴되면 이에 따른 파동이 시공간의 일그러짐이라는 형태로 표현되고, 이 물체의 질량이 매우 크다면 이를 관측하는 것도 가능해야 한다. 이런 중력장의 파동을 가리키는 말이 ''중력파(gravitational wave)''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속에서만 존재하던 중력파는 2016년 2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포함한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 연구단과 유럽 중력파 검출기인 버고(VIRGO) 연구단이 2015년 9월14일 블랙홀 2개가 자전하는 하나의 블랙홀로 합병되기 직전 0.15초간 발생한 중력파를 발견했다고 발표함으로써 그 실체가 증명됐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발표한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질량이 있는 물체가 시공간을 휘게 하고 이 때문에 중력이 발생한다고 봤다. 그리고 질량이 있는 물체의 중력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 시공간이 흔들리면서 파동 형태로 전달된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중력파는 평소 일상에서 사람이 뛰어다닐 때도 발생하지만, 워낙 미세한 파동으로 나타나 직접적인 검출이 어려웠다. 1969년부터 수많은 연구자가 관측에 나섰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1993년 미국 물리학자들이 2개의 중성자별에서 중력파의 존재를 간접 증명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지만, 직접 중력파를 관측한 것은 아니었다.
LIGO 설립자이자 공상과학(SF) 영화 ‘인터스텔라’의 자문을 맡기도 했던 킵 손 캘리포니아공대 명예교수와 레이너 바이스 MIT 교수도 1997년 도전장을 던졌다. 연구진은 미국 워싱턴주 핸포드와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에 LIGO를 짓고 중력파 검출에 착수했다. 이 검출기는 길이 4㎞짜리 진공 터널이 ‘ㄱ’자 형태로 놓여 있고 각각 터널 끝에 거울이 달려 있어 레이저 장치에서 발사한 빛을 반사한다. 중력파는 한쪽 터널을 늘어나게 하고 한쪽은 줄어들게 해 두 빛이 날아간 거리에 미세한 차이를 만든다. 중력파가 만든 검출기 길이 차이는 태양이 수소 원자의 지름만큼 움직인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차이가 간섭무늬를 만든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중력파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한다. 연구단은 2002~2010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다가 지난해 9월 민감도를 10배, 탐지 범위를 1000배 끌어올린 차세대 LIGO를 가동하며 본격적인 중력파 검출에 들어갔다. 이번에 검출된 중력파는 약 13억년 떨어진 태양의 29배와 36배 질량을 가진 블랙홀 2개가 충돌해 새로운 블랙홀이 되면서 생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새 블랙홀은 태양의 3배 질량을 잃고 태양 질량의 62배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계는 중력파가 눈으로 보거나 자외선이나 적외선, X선 등 전파로 관찰하던 우주의 더 깊은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랙홀의 질량을 직접 측정할 수 있고 두 중성자별의 병합, 초신성 폭발, 감마선 폭발 등 그간 천체망원경이나 전파망원경으로 볼 수 없던 현상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출기가 정밀해지면 현재 빅뱅 이후 38만년 뒤부터 볼 수 있던 인류의 시야는 빅뱅 후 100만분의 1초 직후까지 더 먼 우주로 넓어진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 과학자 20명을 포함해 15개국 1006명의 과학자가 관측과 분석에 참여했다. 과학계는 중력파 검출을 금세기 최고의 과학 실험으로 보고 관련 과학자들을 올해 가장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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