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
[Anonymous]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인터넷 해커들의 집단. `익명'이라는 뜻의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전세계에 점조직으로 있으며 회원은 3,000명정도로 추정된다. 컴퓨터 해킹을 투쟁수단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행동주의자들로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는 사회나 국가 등 특정 대상에 대해 공격을 가하는 핵티비스트(hacktivist:hacking+activist)로 간주된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4챈(4chan)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어나니머스는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사기 행각을 벌이는 블랙 해커(black hacker)와 달리 표현의 자유, 사회 정의를 추구하며 부패와 폭력에 저항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로고와 상징은 ‘가이 포크스 가면’이다. 가이 포크스는 1605년 11월 영국 왕실의 가톨릭·청교도 탄압에 항의해 의회 건물을 폭파하려다 실패한 인물이다. 그가 처형된 뒤 사람들은 그를 ‘왕실에 저항한 혁명가’로 추앙하며 11월 5일을 ‘가이 포크스 데이’로 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다.
그의 얘기를 다룬 소설과 영화 ‘브이 포 벤데타’가 인기를 끌면서 그는 독재자를 상대로 싸우는 저항의 아이콘이 됐다. 어나니머스도 2008년 그의 가면을 상징으로 채택했다.
어나니머스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0년 말 미국 정부 외교 기밀문서를 폭로한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선언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기부금 결제를 막은 마스타카드, 비자, 페이팔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도 감행했다.
2010년에는 이란 국민에 가해지는 지독한 정보 검열에 분개해 이란 정부의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시도하였고 2011년 아랍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자 어나니머스는 아랍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튀니지, 이집트 등 독재국가 정부 사이트를 공격해 마비시켰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해 어나니머스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100인'중 하나로 선정했다.
2011년에는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를 집중 공격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4월 북한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가입자 1만 5천여 명의 신상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2015년에는 파리 테러의 주범인 IS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트위터 계정 10만여 개와 웹사이트 149개를 막아 버렸다. IS대원들의 IP를 추적해 주소를 공개하기도 했고 세계 일곱 곳에 대한 IS의 테러 계획까지 까발려 추가 범죄를 막았다.
어나니머스는 2021년 6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게 ‘경고 영상’을 보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머스크가 잇단 비트코인 관련 글로 시세 급등락을 부추기면서 많은 사람의 인생을 파괴했다”며 “암호화폐 시세 장난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테슬라의 수입원이 자동차보다 암호화폐와 정부 보조금이라는 직격탄까지 날렸다.
특정 개인을 상대로 한 어나니머스의 선전포고는 매우 이례적이다. 머스크의 언행이 개인 차원을 넘어 세계 경제와 소비자를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는 어나니머스의 영향력이 정치·사회뿐 아니라 자본 영역으로 넓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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