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누리호

[Korea Space Launch Vehicle-2, KSLV-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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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3단 발사체.

전장 47.2m(23 m(1단), 15.6 m(2단), 7 m(3단))이고 직경은 1단 3.5m, 2단 2.6m, 3단 2.6m이다. 중량은 총 200톤이다.


2009년부터 개발해온 누리호는 30여 년간 쌓은 한국 우주항공 기술의 결정체로 평가된다.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은 중대형 발사체로 실용 위성을 우주에 보낼 수 있는 세계 일곱 번째 자력 발사국으로 등재된다. 달, 화성 탐사와 같은 심우주 탐사의 전초전이 드디어 시작됐다는 평가다.

누리호는 탑재중량이 나로호의 1.5배인 1.5t으로 늘어났고, 목표 고도는 두 배 이상인 600~800㎞에 이른다. 지금까지 다른 나라 도움 없이 발사체를 쏠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 등 9개국이다. 그러나 1t 이상의 실용급 위성 발사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6개국뿐이다. 이스라엘, 이란, 북한은 300㎏ 이하만 가능하다.


누리호는 3단 발사체다. 1단은 75t 액체엔진 4기, 2단은 75t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됐다. 위성이 탑재되는 3단엔 7t 액체엔진 1기가 쓰인다. 수차례 도전 끝에 2013년 발사에 성공한 2단 발사체 나로호(117t) 추력의 두 배 이상이다. 누리호는 액체연료(케로신)와 산화제(액체산소)를 사용해 고체 발사체 대비 높은 추력을 낸다.

1단 4개 엔진을 동시에 점화해 마치 하나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엔진 클러스터링(묶음)' 기술이 누리호를 우주로 이끄는 핵심이다. 국내 발사체엔 처음 적용됐다. 그간 시험용 엔진으로 200회 가깝게 실제 연소시험을 거쳤다.

누리호 엔진 성능은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 X의 발사체에 근접했다. 엔진의 연료 효율성을 가늠하는 '진공 비추력'이 비슷하다. 진공비추력은 진공 상태에서 연료 1kg을 태웠을 때 초당 얻을 수 있는 추진력을 뜻한다. 한영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엔진개발부장은 "누리호 1단의 진공비추력은 299.5초로 스페이스X의 멀린1C 엔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마하 22 속도로 위성 분리

2021년 10월 21일 오후 5시 발사된 누리호는 1~3단 분리, 페어링 분리, 위성 분리 모든 과정을 정상적으로 마쳤지만 ‘화룡점정’인 위성 궤도 진입엔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당일 오후 7시 브리핑에서 “누리호 발사 전 과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됐고 700㎞ 목표 고도에 도달했지만, 목표 속도(초속 7.5㎞)를 달성하지 못해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액체 엔진이 총 연소 시간인 521초 동안 연소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됐다”고 밝혔다. 정해진 연소 시간을 채우지 못해 목표 추력을 못 냈고, 그 결과 위성이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소가스 온도는 3500도까지 치솟았다. 산화제인 액체산소 온도는 영하 183도. 고압, 초고온, 극저온이라는 세 가지 악조건을 견뎌낸 전용 발사대는 현대중공업이 처음 제작했다. 발사 직전까지 누리호를 붙잡고 있던 거대한 녹색 구조물 ‘엄빌리컬 타워’도 마찬가지다. ‘탯줄’이란 뜻의 엄빌리컬 타워는 누리호에 연료(케로신)와 산화제(액체산소)를 주입하는 역할을 맡았다.

127초 후 고도 59㎞에서 1단이 초속 1.8㎞(마하 5.29)로 분리됐다. 일반 여객기 속도가 초속 250m임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속도다. 233초를 지나 고도 191㎞ 지점에선 페어링(위성 덮개)이 분리됐다. 이어 258㎞(274초)에서 2단이 초속 2.4㎞(마하 7.05) 속도로 떨어져 나갔다. 분리용 폭약을 장착한 1-2단 인터스테이지, 2-3단 인터스테이지가 차질없이 폭발하며 단 분리가 이뤄졌다. 1단은 발사장에서 413㎞, 2단은 2800㎞ 떨어진 해상에 낙하했다.

궤도 안착 못했지만…국내 기술 집약체 누리호 '절반의 성공'
이후 더미 위성을 실은 3단이 홀로 비행하며 가속을 시작했다. 문제는 위성의 궤도 안착 단계. 목표 지점인 고도 700㎞(967초)까지 가는 데엔 성공했지만 위성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이탈했다. 3단 추력기(7t 엔진)는 그간 시험모델 12기로 총 93회, 누적 연소시간 1만7000여 초를 거치며 성능을 검증했지만 실전의 벽은 높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가장 우려했던 75t 엔진 4기를 묶은 클러스터링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1단과 페어링 분리, 2·3단 분리 기술을 확보한 것도 중요한 성과”라고 평했다. 1단 국산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이 기업은 엔진 총조립은 물론 터보펌프, 주요 개폐밸브 등 부품 제조를 담당했다. 세계적 수준인 항공기용 엔진 조립 기술을 누리호에 접목했다.

한화 관계자는 “누리호는 우주에 대한 국가의 장기 비전과 흔들림 없는 의지가 만들어낸 성과물”이라며 “1990년대 과학로켓부터 누리호 등 다양한 위성 사업에 참여한 경험과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우주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 사업에 참여해 그 의미가 더 뜻깊다”며 “지속적인 기술력 향상을 통해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사 이후부터 최대 3000㎞까지 발사체를 추적해 실시간 위치정보를 받을 수 있는 추적레이더, 발사체 비행 궤적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텔레메트리 시스템 성능을 확인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다. 나로우주센터와 제주도, 태평양 도서국가인 팔라우 추적소에 있는 첨단 장비가 총동원됐다.



*누리호는 한국기업들의 합작품
누리호는 국내 우주항공 관련 기업 300여 곳이 힘을 모아 만든 합작품이다. 나로호(160여 곳)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기업이 참여했다. 1단 엔진을 러시아에서 통째로 들여왔던 나로호와 달리 누리호는 한국의 힘만으로 개발한 것이라 그만큼 많은 기업의 힘이 필요했다.

누리호 개발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로켓의 핵심인 엔진 국산화였다. 이를 주도한 기업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이 기업은 엔진 총조립은 물론 터보펌프, 주요 개폐밸브 등 부품 제조를 담당했다. 세계적 수준인 항공기용 엔진 조립 기술을 누리호에 접목한 게 국산화 성공 비결로 꼽힌다. 스페이스솔루션은 영하 200도 극저온 환경에서 작동하는 솔레노이드 밸브, 프로펠런트(추진체) 탱크 등을 제작해 납품했다. 극한 환경인 우주에서 누리호가 단계별 목표 지점으로 차질 없이 날아가도록 하는 핵심 요소다. 3000도 이상 화염을 견뎌야 하는 1단 연소기엔 비츠로넥스텍 기술이 들어가 있다. 이 밖에 에스엔에이치, 네오스펙, 삼양화학, 하이록코리아 등도 엔진 개발에 힘을 실었다.

누리호는 원래 2021년 2월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8개월 연기됐다. 누리호 최하단인 1단 로켓과 2단 로켓을 연결하는 전방동체에 문제가 생겨서다. 이때 구원투수로 나선 게 한국화이바다. 이 회사는 두께가 1㎜ 정도로 얇으면서도 강한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탄소복합소재 개발에 일가견이 있다. 한국화이바 복합소재로 만든 전방동체는 합격점을 받았고, 누리호 개발도 다시 정상 궤도를 찾았다.

누리호가 발사되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 가면 45m 높이의 초록색 구조물 ‘엄빌리칼 타워’가 눈에 확 들어온다. 발사체에 연료(케로신), 산화제(액체산소)를 주입하는 주요 구조물이다. 탯줄을 뜻하는 엄빌리칼이란 단어가 들어간 이유다. 엄빌리칼 타워를 비롯한 지상 발사대 제작은 현대중공업이 주도했다.

두원중공업은 산화제 탱크와 연료 탱크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체 제작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엔진을 비롯한 모든 부품, 구조물이 오차 없이 작동하도록 조립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

누리호엔 발사와 이동 제어를 위해 각종 컴퓨터 장치가 들어간다. 이런 장치들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데는 전선 다발인 ‘와이어하네스’가 필요하다. 와이어하네스 납품은 카프마이크로가 했다. 로켓 내 두뇌인 전자컴퓨터(에비오닉스)는 단암시스템즈 등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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