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블런 효과
[Veblen effect]가격이 오르는 데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으로 상류층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가르킨다.
노르웨이 출신 미국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이 자신의 저서 ‘유한계급론(1899)’에서“상류층 신사들은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비싼 상품을 소비한다”고 지적한 데서 생겨났다.
베블런은 그 배경에 ‘서민층과 구별되려는 욕구’가 있다고 했다. 고가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부와 지위를 과시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가격이 비싼 상품일수록 서민은 구입하기 어렵고, 서민과 구별되려는 부자들의 욕구를 잘 충족한다. 따라서 이런 상품은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샤넬 가격 올려도 오픈런…비쌀수록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이미지 크게보기
이처럼 고가 상품 시장에서 가격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을 ‘베블런 효과’, 그런 재화를 ‘베블런재(Veblen goods)’라고 한다. 베블런재는 가격이 내려가면 오히려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누구나 살 수 있는 상품이 돼 버리면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수단으로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 행태는 고급 승용차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중엔 고가 수입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이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서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고가 승용차를 통해 전문직으로서 자기 능력을 의뢰인에게 어필하려는 것이다. 이 밖에 다이아몬드, 요트,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옷 등이 베블런재의 사례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있어 보이고 싶은 욕구’는 부자들만의 것은 아니다. 베블런은 부자들에게 서민과 구별되고 싶은 욕구가 있듯이 서민들에겐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했다. 영화 대사처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체면)가 없냐”, 명품을 살 돈이 없으면 짝퉁이라도 사서 걸치겠다는 심리다. 남산 둘레길을 걸을 때도 등산복과 장비는 히말라야에 가는 것처럼 갖추고, 전화 통화와 문자 메시지만 주고받더라도 최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도 비슷한 심리에서 나오는 소비 행태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상류층이 되고 싶은 욕구에서 고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파노플리 효과’라고 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밴드왜건 효과’도 있다. 밴드왜건은 서커스 행렬의 제일 앞에 있는 마차를 말한다. 서커스 행렬이 밴드왜건을 뒤따르듯이 남들이 사는 물건을 따라서 사는 소비 행태를 뜻한다. 명품 매장의 오픈런은 베블런 효과에 파노플리 효과와 밴드왜건 효과까지 합쳐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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