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nuclear fusion]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하여 보다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창출해내는 방법이다.
중수소와 삼중수소에 1억 도가 넘는 열을 가하면 양성자와 중성자가 촘촘하게 몰린 플라즈마 상태가 된다. 이런 핵융합 반응을 거치면 이들은 헬륨과 중성자 한 개로 분리된다. 핵융합 후 헬륨+중성자 질량은 핵융합 전인 중수소+삼중수소 질량보다 작다. 줄어든 질량은 에너지로 분출된다.
핵융합에는 막대한 열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질량과 에너지의 등가성의 원리(E=mc2)에 의해 정확히 계산된다. 이 핵연료는 무한하며, 방사성 낙진도 생기지 않고 유해한 방사능도 적다. 이와 같은 핵융합에는 1억 ℃ 이상의 높은 온도가 필요한데, 태양과 같은 별은 그 빛에너지가 핵융합에서 생긴다. 이 과정을 이용하여 수소폭탄이 만들어졌다.
연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얻는다. 삼중수소는 리튬과 중수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만든다. 원료를 구하기 쉬운 데다 방사성 폐기물도 나오지 않아 값싼 무공해 에너지 기술로 꼽힌다.
효율은 뛰어나다. 컵 한 잔 정도의 연료로 석유 100만 갤런과 같은 에너지를 낸다. 최대 900만㎾h(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한다. 한 가정에 800년 넘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2030년 상용화 목표
문제는 생산성이다. 1950년대 옛소련 과학자들이 세계 첫 핵융합 기기 ‘토카막’을 개발했지만 많은 전력이 들었다. 온도를 1억 도 넘게 올리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유지하기도 어렵다. 핵융합에 쓰인 전력보다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낸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인류가 마주한 가장 큰 기술적 도전으로 핵융합을 꼽는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 민간 기업이 뛰어들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올해 9월 CFS는 핵융합 기기를 소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025년까지 테니스장 절반 크기의 전력 생산시설을 구축해 2030년께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제너럴퓨전도 2025년 첫 번째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 기관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이스트는 1억2000도에서 101초 동안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프랑스 등 35개국이 1985년부터 추진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도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아더 터렐 교수는 “2030년 핵융합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거대한 야망”이라며 “2050년에 성공하더라도 인류에는 큰 승리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소를 이용한 핵융합 기술로 전력을 공급하면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피해를 늦추는 것을 넘어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