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대지정
[隔代指定]중국의 지도자 교체 방식. 현 지도자가 한 대(代)를 뛰어넘어 그다음 세대 지도자를 미리 정해 권력승계를 투명하게 하는 방식으로 덩샤오핑이 권력투쟁의 폐단을 끊기 위해 1992년 고안해 낸 것이다.
마오쩌둥과 후계 문제를 놓고 권력투쟁을 벌였던 덩샤오핑은 1992년 장쩌민에게 권력을 넘기면서 당시 만 49세였던 후진타오를 다음 지도자로 지정했다. 장쩌민은 자신의 사람을 후계자로 삼고 싶었겠지만 덩샤오핑이 후진타오를 미리 낙점함으로써 기존 권력의 독재와 세습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 역시 격대지정에 의한 지도자 선발방식의 도움을 받았다. 2012년 당시 중국 국가 주석이던 후진타오로는 자신의 직계인 리커창(중국 총리 2017년 11월 7일 현재)을 차세대 지도자로 밀고 싶었겠지만 격대지정 전통에 의해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장쩌민의 후원을 받은 시진핑을 자신의 뒤를 이을 국가주석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격대지정’전통에 따른다면 후춘화 중국 부총리는 2017년 19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뒤를 이을 최고지도자 후보에 올랐어야 했으나, 결국 무위에 그쳤다. 시주석이 격대지정 전통을 바탕으로 국가주석에 오랐지만 정작 본인은 이 전통을 어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