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스위프트

[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s, SWIFT]

세계 200여 개국 1만1000여 개 금융회사가 돈을 지급하거나 무역대금을 결제하는 데 활용하는 전산망이다. 세계 각국의 송금망은 스위프트를 거친다. 예컨대 미국 기업이 한국에 있는 기업에 돈을 보내기 위해 미국 거래은행에 요청하면, 이 은행은 스위프트망을 통해 한국 기업의 거래은행에 메시지를 보내 결제하는 식이다. 세계 금융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한다.

1973년 유럽과 북미의 240여개 금융회사가 회원사 간 자금 이동 및 결제업무를 위해 만들었으며 2022년 현재 스위프트 지분은 3000개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국제 결제대금의 절반 이상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SWIFT에서 차단되는 국가는 무역, 외국인 투자, 송금 등에 직격탄을 맞는다. SWIFT 퇴출 제재가 ‘금융의 핵무기’로 불리는 이유다.

2022년 2월 27일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 은행을 배제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는 러시아 국책은행이자 러시아 제2의 은행인 VTB방크를 비롯, 방크로시야, 방크 오트크리티예, 노비콤방크, 소브콤방크, 프롬스비야지방크(PSB), VEB 등 러시아 은행 7곳을 SWIFT에서 퇴출시킨다고 밝혔다.

그러나 EU 회원국들이 러시아 가스와 석유 구매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가스프롬방크 등 두개의 러시아 주요 은행은 SWIFT 결제망에 남겨뒀다.

<>SWIFT는 미 달러 패권 인프라
국제 달러조달선인 스위프트는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 러시아는 물론 수출규모 전세계 1위인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가 수출대금을 스위프트을 통해 받는다. 미국이 스위프트를 통해 언제든 이 수출대금이 오가는 돈줄을 끊을 수 있다. 스위프트를 바탕으로 달러패권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러시아 대응수단 강구 부심중국과 러시아는 이 같은 스위프트 퇴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활용한 무역 결제를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2021년 9월 러시아의 가스 기업 가즈프롬 산하 정유회사인 가즈프롬네프트는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항공기 급유 비용을 달러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로 받기 시작했다. 가즈프롬네프트는 중국 내 34개 공항에서 항공유 급유 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량이 불어나는 만큼 주요 상품의 자국 통화 결제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까지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 규모는 3년 연속 1000억달러(약 119조원)를 넘어섰다. 러시아 중앙은행과 세관당국에 따르면 중·러 간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17% 이상이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 비중은 12%를 넘는다.

중국도 스위프트 위협에 시달린 사례가 있다. 미국은 2020년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에 대응하기 위해 스위프트에서 홍콩을 배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 바 있다.

최근 디지털화폐에 몰두하는 것도 이같은 탄탄한 달러패권을 흔들려는 시도로 읽힌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달러를 언제든지 쓸 수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중국이 달러 거래망을 우회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과 디지털화폐 결제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 간 거래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쓰면 스위프트 등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결제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금융제재를 받는 이란 베네수엘라 등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위안화를 결제 통화로 쓰고 있다.

하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금융위원장을 지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인류 역사에서 통화패권이 바뀐 사례는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영국 파운드에서 미국 달러로 넘어간 것이 유일하다"며 "디지털화폐 등장으로 금융·통화 체계가 단숨에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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