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추격속도지수
한 국가의 소득 수준과 경제 규모가 다른 국가들보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수. 만약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한 해 5% 이상 고성장했더라도 다른 국가들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면 해당 지수는 낮게 나온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GDP 증가율이 절대평가인 반면 경제추격속도지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한 상대평가로 볼 수 있다. ‘국가 간 경제추격(catch-up)’을 연구해 2014년 국제 슘페터학회에서 ‘슘페터상(Schumpeter Prize)’을 받은 이근 서울대 교수가 2012년 고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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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추격' 꿈도 못꾸는 한국] 구조개혁 헉헉대는 한국…'경제 추격속도' 미국에도 밀렸다
한 국가의 경제가 다른 나라를 얼마나 빠르게 따라잡는지를 의미하는 ‘경제추격속도지수’에서 한국의 지난해 순위가 전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은 물론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순위가 오른 것과 대비된다. 12일 사단법인 경제추격연구소(소장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한국경제신문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통계를 활용해 공동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경제추격속도지수는 73점으로 세계 26위를 기록, 83점으로 21위를 차지한 2014년보다 5계단 하락했다. 반면 2014년 43위로 한국에 크게 뒤졌던 미국은 20위로 한국을 앞질렀다. 경제추격속도지수는 한 국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소득 수준)과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GDP 비중(경제 규모) 증가율을 분석해 계산한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GDP 증가율이 절대평가인 반면 경제추격속도지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한 상대평가로 볼 수 있다. ‘국가 간 경제추격(catch-up)’을 연구해 2014년 국제 슘페터학회에서 ‘슘페터상(Schumpeter Prize)’을 받은 이근 서울대 교수가 2012년 고안했다. 한국의 순위 하락은 주요 경쟁국은 물론 세계 경제 성장 수준에 못 미치는 경제성장 속도 때문이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 증가율(추정)은 2.25%로 2014년 2.89%에 비해 감소했다. 또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GDP 비중 증가율도 2014년 5.51%에서 지난해 4.25%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후발 산업국인 한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에 뒤처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세계 GDP에서 차지한 비중은 24.8%였다. 2014년 22.7%에서 2%포인트 이상 오른 것으로 2000년대 초반 수준인 25% 선에 육박했다. 중국과 인도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은 추격지수 93점을 기록하며 순위가 7위에서 2위로 크게 올랐다. 인도는 지난해 5.8%가 넘는 1인당 GDP 증가율에 힘입어 해당 순위가 8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반면 중국·인도와 함께 브릭스(BRICs) 멤버인 러시아와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주요 20개국(G20) 중 이들 국가만 추격지수와 추격속도지수 모두 전년에 비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추격속도가 이대로 둔화하면 멀찍이 달아나는 미국 등 선진국과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인도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라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추격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유연한 노동시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기업을 탄생시키고 있는 미국을 주목해야 한다”며 “규제 혁파를 기치로 내걸고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인도도 참고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경제추격속도지수 한 국가의 소득 수준과 경제 규모가 다른 국가들보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만약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한 해 5% 이상 고성장했더라도 다른 국가들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면 해당 지수는 낮게 나온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201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