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리튬인산철 배터리

[Li- FePO4 battery, lithium iron phosphate battery, LFP Battery]

리튬 계열 배터리는 리튬 이온, 리튬 인산철, 리튬 폴리머 세 종류가 있는데, 리튬이온이나 리튬폴리머 등 삼원계(양극재가 세 종류 금속으로 구성)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 3가지 물질로 양극재를 만든다.

리튬 인산철(LiFePO4)은 리튬이온이나 리튬폴리머 전지에 비해 발열성이 낮아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원계나 사원계(양극재가 네 종류 금속으로 구성) 배터리 대비 에너지밀도가 낮기 때문이다. 대신 안전성은 높은 편이다. 또 원재료로 들어가는 금속도 삼원계나 사원계에 비해 저렴하다.

LFP 양극재는 개발된지 오랜된 구식 기술로 인식돼왔다. 최근까지도 전기차 생산 기업들의 LFP 배터리 채용은 비용 절감과 중국 시장 공략 차원으로 인식돼왔다. 개발된 지 오래된 LFP 배터리를 만들 때 필요한 철은 삼원계·사원계 양극재 구성 금속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개발된지 오래된 방식이기에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기술력이 향상되기 전까지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해왔다. 이 시기 중국 정부는 보조금 차별을 통해 외국산 배터리가 자국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는 걸 막는 방식으로 자국 배터리기업들을 지원했다.

구식이라고 외면받았는데…LFP 배터리 양극재의 '반전'
이에 LFP 배터리는 중국에서나 쓰이는 저렴한 배터리로 치부됐지만, 최근 위상이 바뀌었다.
안전성 때문이다. 2021년들어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코나EV, GM 볼트EV에서 연이은 화재가 발생하면서 각각 수조원대 비용이 들어가는 리콜이 실시된 바 있다. 문제는 리콜은 실시되지만 화재 원인이 속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됐고, 이는 LFP 배터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잇따른 화재 사건은 삼원계·사원계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로 이어졌고, 이는 양극재를 구성하는 금속 중 하나인 '니켈의 불안전성'을 부각시켰다. 양극재 내에서 니켈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일수록 에너지밀도가 높아져 한동안 한국 배터리기업들 사이에서는 ‘니켈 함량 높이기’ 경쟁이 붙기도 했다. 다만 니켈은 불안정한 물질로 양극재 내 비중이 커질수록 발화 가능성도 높아진다.

니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반면, LFP 배터리의 낮은 에너지밀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진행됐다. 특히 배터리 패키징 기술의 진화가 눈에 띈다. 배터리 4대 구성요소가 한 데 들어간 기본 단위를 셀이라고 하는데, 셀 여러 개를 묶어 모듈을 만들고 이 모듈 여러개를 다시 묶어 팩으로 구성한다. 전기차에는 이 팩 하나가 들어간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셀을 모듈로 묶는 과정을 없애고, 셀로만 팩을 구성하는 콘셉트를 공개하며 배터리셀 적용 효율을 기존 40%대에서 60%로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이유로 LFP 배터리의 특허 만료가 꼽히고 있다. LFP 배터리와 관련한 특허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출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 그러나 2022년 말이면 특허가 만료돼 중국 기업들이 LFP 배터리를 수출하는 게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실제로 2021년 하반기들어 중국 배터리 기업이 자국 완성차 업체를 넘어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2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가 최근 발주한 내년 배터리 물량 55GWh를 중국 CATL(45GWh)과 BYD(10GWh)가 전량 수주했다. 테슬라 모델 3(사진)와 모델 Y를 100만 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중국 4위 업체인 궈쉬안도 최근 미국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2023~2028년 200GWh 배터리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 기업도 테슬라로 추정하고 있다. 저가의 ‘엔트리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CATL의 내년 LFP 배터리 생산량은 올해보다 6.7배 급증할 전망이다.

중국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NCM 배터리보다 낮은 반면 가격이 저렴하다. 2021년 12월 2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가 최근 발주한 내년 배터리 물량 55GWh를 중국 CATL(45GWh)과 BYD(10GWh)가 전량 수주했다. 테슬라 모델 3(사진)와 모델 Y를 100만 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중국 4위 업체인 궈쉬안도 최근 미국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2023~2028년 200GWh 배터리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 기업도 테슬라로 추정하고 있다. 저가의 ‘엔트리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CATL의 내년 LFP 배터리 생산량은 올해보다 6.7배 급증할 전망이다.

중국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NCM 배터리보다 낮은 반면 가격이 저렴하다. 주행거리가 길지 않은 기본 모델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테슬라에 이어 폭스바겐, 다임러도 각각 2023년, 2024년부터 엔트리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LFP 배터리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긴 하지만 충전 인프라가 확대되면 LFP 배터리의 활용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CATL의 중국 시장 외 점유율은 2020년 1~10월 6.2%로 5위에 그쳤으나 2021년 1~10월엔 12.5%로 3위로 치솟았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배터리산업을 통해 20세기 산유국처럼 자동차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K-배터리 뭐했나"…中, 테슬라 싹쓸이 수주
정부 지원 등에 업고 공격적 확장
중국 배터리 업체는 생산 규모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배터리 굴기’에 나서고 있다. CATL은 2021년 푸젠성의 연 60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완공하고 셀 생산을 시작했다. 2단계 증설까지 완료하면 단일 공장 중 가장 큰 규모인 연 120GWh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이는 중국 내 전체 배터리 설비 용량(128.3GWh)과 비슷한 규모다. BYD는 2021년에만 6개 지역에서 공장 건설을 위한 법인을 설립했다. BYD의 생산 규모는 지난해 말 65GWh에서 올 들어 91GWh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LFP 기술 개발에 필요한 설비, 원자재 비용 등에 보조금을 밀어주며 LFP 배터리산업을 육성 중이다. 앞으로는 ㎏당 180Wh의 고용량 LFP를 생산하는 업체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점유율 하락에 韓 3총사 ‘긴장’
중국 배터리의 ‘역습’을 지켜보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기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올 1~10월 글로벌 전기 승용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8%에서 23.0%로, 삼성SDI는 6.7%에서 5.0%로 떨어졌다. SK온이 5.7%를 유지한 정도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주요 원자재값 급등으로 NCM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1년 새 네 배 오른 니켈 가격 등을 방어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각각 원통형 배터리 가격을 10%, 7%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 기업도 기술적으로 개발이 어렵지 않은 LFP 배터리 생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지 않고 있고, NCM 배터리 품질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SK온은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는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한 가지 방식의 제품에 ‘올인’할지, 다양한 제품군으로 승부를 벌일지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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