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대체 불가능 토큰

[non-fungible token, NFT]

블록체인 상에서 유통되는 토큰의 한 종류로 각 토큰마다 고유 값을 가지고 있어 다른 토큰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토큰을 말한다.

기존의 1만원짜리 지폐는 가치가 동일하기 때문에 서로 교환할 수 있는 반면 NFT는 각각의 토큰이 모두 다르며 가치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가격도 다르게 매길 수 있다. 진위(眞僞)와 소유권 입증이 중요한 그림, 음악, 영상 등의 콘텐츠 분야에 이 기술을 적용시킬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자산에 일련번호를 부여해 복제, 위변조를 막을 수 있다.

디파이와 NFT가 성장할수록 코인의 거래량과 쓰임새도 늘어나는 만큼 암호화폐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NFT 자산의 규모는 2년 새 8배 증가했다. 넌펀저블닷컴이 2021년 2월 발행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까지 NFT 시장 규모는 4096만달러에 그쳤으나, 2020년 3억3803만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고가에 낙찰되는 NFT가 늘어나면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21년 3월 22일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작성한 ‘최초의 트윗’에 대한 소유권은 NFT 경매를 통해 약 33억원에 낙찰됐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2분 분량의 음성 게시물을 NFT로 팔겠다고 밝혔다가 경매가가 12억원까지 치솟자 판매를 철회했다.

NFT의 시초는 2017년 출시된 가상의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대퍼 랩스에서 출시한 게임으로, 온라인에서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가진 고양이를 모으고 교배시키는 수집형 게임이다. 각각의 고양이는 NFT화돼 고유의 일련번호를 부여받고, 유저들은 암호화폐로 고양이를 사고 팔 수 있다. 가장 비싸게 거래된 '드래곤'이라는 고양이 캐릭터는 600이더리움(ETH)에 거래됐는데, 현재 시세로 13억원에 달한다.

트윗 한줄 33억원, NBA 장면이 2억원…NFT 뭐길래?
증권업계는 NFT를 이용해 다양한 자산을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연구원은 “실물로 수집해야 했던 예술작품을 디지털화된 형태로도 소유할 수 있게 된다”며 “미술관과 화랑이라는 1차 시장에 국한될 필요 없이 디지털 공간으로까지 시장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11일에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디지털 예술가 ‘비플’의 ‘매일:첫5000일’이라는 작품이 약 78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5000개 이상의 JPEG 그림파일을 모은 디지털 이미지다.

원작자의 수익 창출도 더 쉬워진다. 디지털 작품이 NFT로 거래될 때마다 처음 제작자에게 수수료가 가도록 NFT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NFT 기술로 확실한 수익 창출 모델을 만든 경우도 있다. NBA 경기 장면의 NFT를 파는 ‘NBA 탑샷’은 35만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와 10만명 이상의 구매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은 하루 3700만 달러에 달한다. 크립토키티로 NFT 시장을 개척했던 대퍼 랩스가 NBA와 손잡고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미국 프로농구 구단인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마크 쿠바안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NFT 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NBA의 3대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세계적인 경매업체인 크리스티의 전 경매사인 찰스 알솝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구매한다는 문화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블록체인 전문가 데이비드 제라드 역시 NFT 판매자를 ‘사기꾼’이라 칭하며 “아무런 가치가 없으면서도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자산을 발명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불가능토큰 시장은 이른바 ‘크립토 네이티브’가 주도하고 있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시장에 일찍부터 관심을 둬온 사람들이다. 주요 NFT기업 창업자와 NFT 투자자는 대부분 이런 크립토 네이티브다.

NFT는 크립토 네이티브가 커뮤니티를 조성해 정보를 공유하고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경향이 강하다. 디스코드라는 채팅 서비스 플랫폼에서 NFT 커뮤니티가 많이 활성화돼 있다. NFT 커뮤니티에선 에이프인(ape in), 실링(shilling)과 같은 은어도 많이 쓴다. 에이프인은 NFT를 덜컥 사는 것을 말한다. 실링은 자신이 산 NFT를 뽐낸다는 뜻이다.

NFT 커뮤니티에서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는 유명 인사로는 저스틴 블라우, 비플, 메타코반 등이 있다. 블라우는 3LAU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음악가이고, 비플은 디지털 그림을 만드는 예술가다. 둘 다 시장 초기부터 자신의 작품을 적극 NFT화해 시장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타코반은 NFT 투자사 메타퍼스를 운영하는 업계 ‘큰 손’이다.

비플의 NFT ‘매일:첫 5000일’을 6930만달러에 매입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산업 전방위로 확산되는 NFT
대체불가능토큰(NFT)이 유통, 제조, 서비스 등 주류(主流) 산업에 전방위로 파고들고 있다. 소유자(홀더) 중심의 커뮤니티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보안 기능, 희소성 등이 주목받으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NFT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NFT 행사인 ‘NFT NYC’에 맞춰 NFT 아트 전시공간을 현지에 마련했다. TV로 NFT 작품을 감상하고 거래하는 방식을 처음 선보였다. 23일에는 블록체인 지갑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같은 날 2차 NFT인 플라즈마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한다.

NFT가 디지털 아트, 게임 등 단순한 흥미와 재미를 넘어 대기업의 본격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가상자산 가격 급락과 NFT 시장 위축에도 NFT 사용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엔에프티고(NFTGo)에 따르면 NFT 보유자는 2021년 6월 50만 명에서 2022년 6월 246만 명으로 1년 새 다섯 배가량으로 불어났다.

NFT는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를 잇는 이른바 ‘피지털(physical+digital)’ 서비스의 핵심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나이키가 가상 패션기업 아티팩트와 NFT 기반 디지털 운동화를 판매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루이비통의 모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프라다그룹 등은 제품의 진품 인증 시스템에 NFT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NFT NYC 행사에 연사로 나선 글로벌 핀테크기업 문페이의 이반 소토 라이트 대표는 “NFT는 이제 단순 수집품이나 투자 수단을 넘어섰다”며 “사용처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충성 고객 만들자"…삼성·현대차도 NFT 사업 속도
“Everyone getting ready for NFT NYC(NFT NYC에 갈 준비가 됐는가)?”

세계 최대 대체불가능토큰(NFT) 행사인 ‘NFT NYC’ 개막을 앞둔 지난 18일, 삼성전자 북미법인(삼성US) 공식 디스코드 방에서 관리자인 ‘cryptobulls’가 들뜬 어조로 채팅을 이어갔다. 행사 기간에 행사 장소인 뉴욕 맨해튼에서 NFT아트갤러리를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대화에 참여한 NFT 소유자(홀더)들은 “삼성전자가 뉴욕에 뜬다”며 뜨겁게 반응했다. 이 소통방에 있는 1만3000여 명 대부분은 프로필 사진을 자신만의 NFT 캐릭터로 채웠다.
NFT로 팬덤형 고객 확보
현대차·삼성전자도 앞다퉈 도입…'디지털 쪼가리' NFT의 반전
최근 삼성전자는 NFT 홀더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NFT 수집에 관심이 많은 홀더를 커뮤니티로 묶어 ‘충성 고객군’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NFT NYC 기간에 삼성전자는 뉴욕의 고객체험 공간인 삼성837을 단장해 NFT 홀더들을 위한 아트갤러리를 운영하기로 했다. 에브너 로넌 삼성전자 제품개발담당 부사장과 미셜 마토스 삼성US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패널로 나서 삼성의 NFT사업 전략을 해설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는 TV를 활용한 NFT 거래·감상 플랫폼인 스마트허브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NFT기업 메타플렉스에 투자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도 NFT를 활용한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NFT를 다루는 전문 디스코드 채널을 열어 5000명의 실사용자를 확보했다. 지난달엔 CES 2022에서 공개한 자사 NFT 세계관 ‘메타모빌리티 유니버스’에서 사용될 별똥별NFT를 1만 개 한정 발행했다. NFT NYC 행사 기간인 23일부터는 2차 NFT인 플라즈마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한다. 가상세계에서 벌어지는 스토리에 따라 모빌리티 관련 NFT를 발행하고, 2023년 구현될 메타버스 세계에 이를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방위로 NFT 확산
현대자동차가 인기 NFT 캐릭터 ‘메타콩즈'와 함께 공개한 ‘메타모빌리티' 세계관 이미지.
현대자동차가 인기 NFT 캐릭터 ‘메타콩즈'와 함께 공개한 ‘메타모빌리티' 세계관 이미지.

SK와 롯데는 NFT 거래 플랫폼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SK는 시스템통합(SI) 계열사 SK㈜ C&C 주도로 체인제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 조작으로 NFT를 제작하고 거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4월 NFT랩 조직을 신설했다. 지난해 7월 인수한 메타버스기업 칼리버스와 함께 NFT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선 ‘복제 불가능’이라는 NFT의 특성에 맞춰 기존 사업과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은 최근 ‘톱 100’ 음악 추천 인증서를 NFT로 만들었다. ‘멜론뮤직어워드(MMA) NFT’도 한정 발행해 연말 자사 시상식 티켓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보안업체 라온화이트햇은 중앙대와 손잡고 오는 8월 학부 졸업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NFT 학위증을 내놓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로필 이미지에 옷을 입힐 수 있는 웨어러블 NFT를, 현대백화점은 NFT 지갑을 만들어 사은품이나 할인쿠폰을 얹어주는 서비스를 꺼내 들었다.

해외에서도 NFT는 유통·제조 분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창업자 하워드 슐츠를 중심으로 NFT 커뮤니티와 자사 브랜드 기반 수집품 제작에 들어갔다. 소비자 충성도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지난달 NFT 판매를 시작한 이베이는 NFT를 보관하는 전용 디지털금고 이베이볼트를 약 2980㎡ 부지에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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