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 처벌을 내리도록 한 법안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 개념을 정의하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의 산업재해 개념을 원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2021년 1월 8일 국회를 통과하여 2022년 1월 27일 부터 시행되고 있다.
중대재해란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중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발생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산업재해를 줄이자는 목표로 2020년 1월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보다 처벌 수위를 높인 법이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2020년 6월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며 12월 24일 동 제정안에 대한 법안 심사를 강행했다.
2021년 1월 7일에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2022년 1월27일 부터 시행되고 있다.
다.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2024년부터 시행된다.
<>중대재해법 질의 응답
(1) 공사 발주자도 책임지나
발주자엔 사고책임 안 묻지만…공사 관여했다면 처벌될 수도
근로자 사망사고 시 경영책임자가 최소 징역 1년에 처해지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법령의 모호함과 그에 따른 준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50인 이상 기업의 67%가 “중대재해법을 준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한국경제신문이 산업 현장의 혼란을 다소나마 완화하기 위해 법무법인 광장과 함께 기업들이 궁금해하는 중대재해법 사례를 선별해 그 내용과 쟁점, 예방법 등을 소개한다.
기업들이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경영책임자의 면책 방안이 아니라 ‘공사 발주 및 하도급·용역업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였다. 최근 법무법인 율촌이 연 중대재해법 웨비나에 쏟아진 250여 개의 질문을 분석한 결과다.
특히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건설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산업 현장의 전체 사고 사망자 882명 가운데 건설 현장 사고가 458명(51.9%)이었다. 이 중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는 328명으로 71.6%에 달했다. 사고의 상당수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은 탓이라는 게 고용노동부의 설명이다. 반면 건설사들은 “공사를 발주했다고 해서 어떻게 전국 수십 개 현장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건설현장 중대재해 발생 시 발주자는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할까. 건설사들의 우려와 달리 발주자는 원칙적으로 중대재해법에 따른 사고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중대재해법은 실질적으로 지배·관리·운영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관한 책임을 묻는 법이다. 하지만 건설공사 발주자는 도급업체인 시공사와 구분되므로 공사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주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위반 시 처벌 대상은 원칙적으로 경영책임자, 즉 대표이사”라면서도 “건설업의 경우 발주와 시공이 구분돼 있고, 나아가 사업 부문이 명확히 구분돼 있다면 발주사의 대표이사가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주자가 사실상 시공사에 준하는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전문성을 갖추고 사실상 공사 전반을 주도·감독하는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정부 해설서 역시 ‘발주자가 공사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경우 도급인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거꾸로 말하면 발주사와 시공사 중 누가 무엇을 주도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2) 택배기사 사고 책임은
특고 '종사자'로 法 보호 대상
직접적인 계약 안 맺었어도
사업주가 책임질 가능성 있어
택배회사, 기사에 구체적 지시 땐 처벌받을 수도
중대재해처벌법은 소속 사업장 근로자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장에 관련돼 일하는 용역, 하도급 등 ‘종사자’에게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가 처벌받게 된다. 전통적인 형태의 근로자가 아니라 택배기사와 배달라이더도 사고 발생 시 택배회사와 플랫폼업체 사업주가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택배기사는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된다. 중대재해법이 보호하는 종사자에는 ‘도급·용역·위탁 등 계약 형식에 관계 없이 그 사업의 수행을 위해 대가를 목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자’가 포함된다. 고용노동부 해설서도 “택배기사도 종사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1차적으로 택배대리점은 택배기사와 직접 위탁계약을 맺기 때문에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대리점주가 중대재해법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소규모 대리점은 적용되지 않는다.
(3) 안전장비 지급했는데 사고
안전모 착용 거부한 근로자 사고도 업무배제 안 한 사업주 처벌 가능성
중대재해처벌법은 말 그대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형사처벌하겠다는 법이다. 기업 입장에선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처벌받게 될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가령 회사는 안전 조치를 했음에도 근로자가 작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안전모, 안전화, 방진마스크 등 보호구나 안전장구 착용을 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다.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 일제 현장점검 결과 약 33%의 건설현장에서 보호구 관련 지적사항이 적발됐다. 이런 경우에도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법상 처벌을 받게 될까.
만약 지속적인 점검에도 불구하고 착용을 거부하는 근로자가 있다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 주의나 경고 조치는 물론 더 나아가 작업 배제나 징계를 내리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자의적으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아 발생한 중대재해에는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대재해법이 도급이나 용역, 위탁의 경우 원청업체가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까지 부담하도록 정해놨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원청이 시설이나 장비, 장소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고 있다면 협력업체가 직원에게 보호구를 적절히 지급하는지 관리·감독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력업체 직원에게 직접 보호구를 지급하고 보호구 이상 유무를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할 수도 있다.
중대재해법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관계법령상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반기 1회 이상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즉 근로자에게 적절한 보호구가 지급됐는지, 이상 없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개선할 법적 의무가 있다. 만약 이를 소홀히 해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면 비록 근로자가 스스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아 재해가 발생했어도 경영책임자가 처벌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고용부는 안전모를 지급받은 작업자가 노조 방침에 따르겠다며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아 머리를 다친 사건에서 사업주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 책임을 물은 사례가 있다.
보호구 지급·관리는 사업주의 의무지만 보호구 착용은 근로자의 의무다. 근로자가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으면 과태료(5만원)가 부과된다. 경영책임자 등은 근로자에게 안전 장구가 최후의 안전장치이며 미착용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철저히 안내하고 교육해야 한다. 또 공용 보호구가 더럽다는 이유로 근로자가 쓰지 않는 일이 없도록 청결 상태도 상시 점검하는 것이 좋다. 현장 한편에 보호구를 구비해 놓은 것만으로 의무 조치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택배회사는 어떨까. 택배회사는 대리점과 배송 위탁계약을 체결할 뿐이므로 중대재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택배기사들에게 구체적인 관리나 지시를 하면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법이 종사자를 보호 대상으로 하는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직접적인 계약 유무는 경영책임자의 처벌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은 아닐 수 있다. 최근 택배노조를 중심으로 대리점 소속 기사들이 자신들도 택배회사 소속 근로자라고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원의 판단도 변수다.
또 택배회사가 운영하는 물류센터 내 집화 근로자에게 발생한 안전사고는 책임지게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달라이더도 택배기사처럼 ‘종사자’에 해당한다. 하지만 중대재해법은 경영책임자가 장소·장비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운영·관리하는 경우 적용되는데, 라이더들은 특별한 시설 구비 없이 자가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배달하므로 법 적용 여부가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라이더는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플랫폼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와 부릉 등 배달대행업체와 위탁계약을 맺는 경우로 구분해야 한다. 배달플랫폼업체는 라이더 모집·계약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주문 중개자 역할만 하는 게 일반적이라 실질적인 지배·관리 책임이 없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라이더와 계약을 체결한 배달대행업체는 적용될 수도 있어 전문가들은 “배달플랫폼보다 대행업체를 중심으로 중대재해법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최근 라이더를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중대재해법 해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 자살도 사업주가 책임지나
'업무 연관' 입증 힘든 자살·우울증…고용부 "중대재해서 뺄 이유 없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근로자가 자살하거나 업무 스트레스로 우울증 같은 질병이 발생한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까. 해당 사고들은 법원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당연히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기업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일단 고용노동부는 “적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용부는 해설서에서 “우울증, 직장 괴롭힘도 업무에 관계되는 유해·위험요인이거나 작업이나 업무로 인해 발생한 경우라면 산재가 될 수 있다”고 원론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자살이나 스트레스성 질환에 중대재해법이 적용되려면 두 가지 관문을 넘어야 한다. 먼저 중대재해법에서 규정한 ‘산재’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중대재해법은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상 ‘산재’가 발생한 경우를 전제로 한다. 산재보험법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출퇴근 사고 등 업무 자체와 직결되지 않은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폭넓게 인정하지만, 산안법상 산재는 ‘업무로 인해’ 발생한, 즉 업무에 내재된 위험성이 발현된 경우에만 인정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런 이유로 자살에도 중대재해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자살 위험성을 내재한 업무가 어디 있느냐”며 법을 지나치게 확장 해석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5) 사무직 사고도 사업주 책임묻나
사무직만 있는 사업장에도 적용…안전보건 확보의무는 일부 면제
기업 종사자가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사무직만 있는 회사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가’이다. 산업재해는 주로 생산·현장직 근로자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화이트칼라 사업장은 큰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사담당자가 많다.
위 질문에 먼저 답하자면, 사무직만 있는 회사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는다. 사무직 근로자도 넘어짐이나 감전, 인정이 쉽지 않지만 과로사나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한 자살이 발생하는 경우 중대재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에서 “직무의 종류에 따라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며 “근로자 전원 사무직인 사업장에도 적용된다”고 적었다.
주의해야 할 점은 규모가 큰 사무직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상 공중 이용시설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무실 관리를 소홀히 해 화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사망자나 10명 이상 부상자가 발생한다면 중대산업재해뿐만 아니라 중대시민재해에도 해당할 수 있으며, 사업주가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로 사업주가 자살이나 우울증을 방지하기 위해 취해야 할 ‘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내용이 불명확한 것도 문제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가 종사자의 안전보건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법령’에 따른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중대재해법 처벌 대상이 된다. 만약 이 관련 법령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이 담긴 근로기준법이 포함된다면 사업주가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할 조치를 취하는 것도 안전보건 조치 의무가 된다. 이를 위반한 경우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에도 중대재해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고용부 해설서는 이 관련 법령에 근로기준법이 포함됐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결국 자살이나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같은 질병이 중대재해로 인정되거나 사업주 형사처벌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법원에서 쟁점이 될 경우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같은 이유로 출퇴근 관련 재해에도 중대재해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무직 근로자만 있는 사업장에 대해선 중대산업재해에 대비한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 중 일부 의무를 면제해 준다. 예를 들어 안전보건관리 책임자의 선임 의무가 그렇다. 하지만 실무상 사무직 근로자의 의미와 기준이 문제되는 경우가 있다. 원칙적으로 사무직 근로자란 사무실에서 컴퓨터나 인쇄물을 이용한 서류 작업을 하는 정신적 근로자를 말한다. 산안법 시행규칙은 ‘공장 또는 공사 현장과 동일한 구내에 있지 않는 사무실에서 서무, 인사, 경리, 판매(영업 판매직 제외), 설계 등의 사무 업무만 수행하는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장 안에 있는 사무실 근로자는 사무직이 아니다.
고용부도 최근 사무직을 좁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인다. 고용부는 △영업지원 △법무 △재무 △전략기획 △인사총무 등 경영 지원을 하는 근로자는 사무직으로 보지만, 서비스 개발이나 UX(user experience) 디자인 등의 직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는 ‘컴퓨터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전문가’이며 사무직이 아니라고 본 사례가 있다. 또 여러 일을 겸직하고 있는 경우에도 구분이 모호할 수 있다.
인사담당자는 소속 근로자의 근무 내용을 검토해 사무직 비율을 확인해 보고, 불분명할 경우 관할 고용노동청에 유권해석을 구하는 것이 좋다. 여의치 않다면 사무직 사업장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대책을 수립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6) 해외현장 사고도 경영자 책임?
해외 작업장 사고는 수사 않지만 韓직원 끼어 있으면 강행할 수도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기업 관계자가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해외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경영책임자가 처벌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다. 해외 현장은 국내 현장에 비해 통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자칫 책임 범위를 넘어서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국내법을 위반한 경우에도 속인주의(자국민이라면 위치와 관계없이 자국법을 적용받는다는 의미)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3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이와 관련한 규정이 없지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외국계 법률사무소 덴톤스리의 김용문 변호사는 “만약 건설사가 현지 독립 법인을 설립했고 현지인이 중대재해를 입은 경우엔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면서도 “해외 현장이어도 국내 사업장의 연장에 불과하고 국내 본사가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면 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사건의 경우 대한민국 영토가 아닌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는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행정해석을 내놓고 있다. 근로감독관이 해외에서 수사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고 검사도 기소를 유지하기 위한 증거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대재해 수사 역시 현장의 미비점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 의무 위반 등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고용부의 태도가 산안법 사건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무 연관' 입증 힘든 자살·우울증…고용부 "중대재해서 뺄 이유 없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고용부는 산업안전보건본부라는 별도 조직을 마련하고 근로감독관 인력을 대폭 확대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런 조직과 인력을 활용해 수사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 현장에서 재해가 발생해도 안전보건확보 의무는 본사를 대상으로 수사하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만약 해외 현장에서 중대재해를 입은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일 경우 여론이나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 고용부가 현실적 어려움을 딛고 수사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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