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he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기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2017년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 호주 캐나다 등 11개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2018년 3월 8일 칠레에서 출범시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2018년 12월 30일 발효됐다. 참가국은 일본, 캐나다, 호주, 멕시코,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칠레, 페루, 뉴질랜드, 브루나이 등 이다.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세계 GDP의 13%로 현재 가동 중인 다자간 무역협정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이고 11개 회원국 간 무역이 세계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15.2%에 달한다.
규모도 크지만 시장 개방 수준도 높다. 회원국 간 공산품은 99.8% 이상, 농산물은 95% 이상이 관세를 철폐한다. 일례로 일본이 수입 포도에 매기던 관세가 발효 즉시 없어지고 6.1%인 캐나다의 자동차 관세는 5년 뒤 0%가 된다. 전자상거래, 국영기업, 노동 환경 등 새로운 통상 이슈도 포함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미국 주도로 이뤄진 TPP가 자국을 고립시키는 수단으로 보고 경계했으나 2021년 9월 16일 전격 가입 신청을 했고 일주일 뒤 대만도 가입을 신청했다. 유럽연합(EU)을 떠난 영국은 2021년 2월 1일 CPTPP가입을 공식 신청했다.
당초 미국도 참여하려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탈퇴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는 미국의 복귀가 다시 점쳐지고 있다.
<한국의 가입은?>
한국은 2020년 11월 아시아 15개국이 참여한 역내 최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 이후 미·중 간 균형을 위해 CPTPP에 가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오고 있다. 2021년 12월 13일 가입추진을 공식선언했으며 문재인 대통령 당시인 2022년 4월 가입 신청하기로 계획을 확정했다.
문제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린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CPTPP 가입으로 한국은 15년간 제조업 순수출이 연평균 6억~9억달러(7590억~1조1380억원) 증가하는 반면, 농·축산업은 연평균 853억~4400억원 생산이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보다 먼저 CPTPP에 가입을 신청한 중국이 함께 가입한다면 분야별 희비는 더욱 극명하게 갈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외경제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에서는 제조업에서 연간 10조원 이상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산업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농촌경제연구원은 중국과 한국이 CPTPP에 동시 가입할 경우 농업 분야에서 연간 2조1700억원의 생산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문재인 정부가 CPTPP의 경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가입 신청을 미루다가 결국 윤석열 정부에 떠넘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CPTPP가입을 위해서는 농민을 설득하고 식량안보 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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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연내 타결 물 건너가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들이 연내 타결을 위해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TPP 협상은 지난 7월 말 하와이에서 열린 TPP 참여 12개국 장관급회의에서 기본합의에 실패한 뒤 한 달 반 동안 난항을 거듭해 왔다. 참여국들은 22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자동차분야 실무협의와 오는 30일 각료회의에서 절충을 시도한다. 현재까지는 자동차 원산지 규정과 낙농품 시장개방, 의약품 자료보호 기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당사국 간 의견 차 때문에 합의 도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협상 참가국들의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이달 내 합의가 실패하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괄 타결에서 이슈별 타결로 21일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일괄 타결보다 이슈별 순차타결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3대 민감 이슈에 대해 당사국 간 집중 협상을 통해 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미국과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 자동차 원산지 규정과 관련된 4개국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 8~10일 협의에선 견해차만 확인한 채 협상을 끝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정한 대로 TPP 역내에서 생산한 부품 비중이 60% 이상은 돼야 관세면제 대상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TPP 참가 이외 나라에서도 부품을 조달하는 일본은 40%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낙농품 시장개방과 의약품 자료보호 기간과 관련해서도 지난 8월 하순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TPP 참여국 장관들과 협상을 벌였지만 큰 진전이 없었다. 뉴질랜드는 신약품 특허보호기간을 양보하는 조건으로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이 자국산 낙농품 수입을 대폭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당장 총선이 코앞인 캐나다는 축산 농가 반발을 의식해 낙농품 수입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혐상 타결 1년 이상 늦어질 수도 협상 주도국인 미국과 일본이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늦어도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는 기본합의를 하고, 내년 초 서명과 내년 상반기 각국 국회 비준을 거쳐 내년 말 발효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올해 안에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합의에 이를 확률은 60~70%”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캐나다, 미국, 일본 등의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내달 19일 캐나다 총선거 전에 기본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캐나다는 집권당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어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협상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내년 2월부터 민주·공화 양당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에 들어가고 일본은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에서의 논란과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해 TPP 협상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다만 오는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서로 양보하는 ‘통 큰 합의’를 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우태희 산업통산자원부 차관보는 “11월 APEC 회의에서 타결된다해도 오바마 대통령이 협정안에 서명하는 것은 90일 후인 내년으로 미뤄지게 된다”며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대통령무역촉진권한(TPA)법에 따라 대통령이 협정안에 서명하기 90일 전까지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도쿄=서정환 특파원/워싱턴=박수진 특파원/김재후 기자 ceoseo@hankyung.com
201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