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제
[basic income guarantee]소득과 자산 수준, 직업 유무에 관계없이 전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생계를 보장하고 이를 통해 내수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하도록 한다는 취지지만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고 노동 의욕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가 크다.
경제적 무기력증과 저성장을 이전에 경험한 유럽에서는 1980년대부터 일부 좌파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핀란드는 실업률이 치솟자 2017년 1월 1일 2018년 말까지 2년 기한으로 25~58세 실직자 2,000명을 임의로 선정해 아무 제한이나 조건 없이 2년간 매월 560유로(약 74만원)씩 지급하는 기본소득보장제를 시범 도입했다. 하지만 핀란드 정부는 2018년 4월 23일(현지시간) 2018년을 끝으로 이 제도를 더 이상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재정부당은 막대한데 반해 빈곤해소효과가 크지 않고 실업률해소에도 별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편, 2016년 6월 스위스에선 재정부담을 우려한 국민이 기본소득 도입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스위스에서는 시민단체 주도로 2016년 6월 모든 성인에게 월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을 주는 기본소득 법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하지만 유권자 76.9%가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9월에는 국가연금 지급액을 10% 올리는 법안도 국민투표에 부쳐졌으나 반대가 60%를 넘었다. 스위스는 이미 전반적으로 소득·연금 수준이 높은 데다 복지를 확대하면 결국 증세로 이어진다는 점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시민단체와 야권을 중심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제안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단계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에선 2016년 대선에서 버니 샌더스 민주당 경선후보 등을 중심으로 소득보장에 대한 제안이 이뤄진 정도다. 영국도 야당인 노동당이 ‘앞으로 연구를 해보겠다’는 의견을 밝힌 수준이다.
네덜란드는 2017년부터 중부 대도시 위트레흐트시 등에서 개인 기준 월 972유로(약 120만원)의 기본소득을 주는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다만 정부가 제시하는 일을 하면 인센티브를 주거나, 기본소득만 받고 일은 못하게 하는 등 수급자를 4개 실험군으로 나눠 실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일하기 원하는지, 어느 수준의 복지제도를 원하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