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램핑
[glamping]`화려한, 비싼’을 뜻하는‘glamorous’와 ‘야영’이라는 뜻의 ‘camping’의 합성어로 비싼 장비나 고급음식을 포함하는 고급화된 야영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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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글램핑
오스만제국에서는 술탄이 전쟁이나 순시 등의 이유로 거처를 이동할 때면 이동식 궁전을 짓곤 했다. 수시로 이동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몽골의 이동주택인 게르와 비슷한 형태였지만 내·외관은 대단히 화려했다고 한다. 정치하게 수놓은 비단으로 안팎을 장식하고 값비싼 양탄자와 호사스런 가구들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술탄의 이동식 궁전은 ‘화려한(glamourous)’과 ‘캠핑(camping)’의 합성어인 글램핑(glamping)의 원조 격이다. 요즘 유행하는 글램핑과 비슷한 형태는 1900년대 초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시작됐다. 야생동물 사파리를 즐기던 미국과 유럽의 부호들은 저녁엔 집처럼 편하고 안락한 쉼터를 원했다. 텐트 안은 비싼 페르시안 카펫으로 치장했고 킹 사이즈의 화려한 침구도 곁들여졌다. 이들은 전속 요리사까지 대동, 야외에서 럭셔리한 식사도 즐겼다. 고품격 아웃도어 캠핑을 뜻하는 현대식 글램핑이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은 10년도 채 안 됐다. 구글에 따르면 2007년부터 이 단어에 대한 검색이 급증하기 시작, 아일랜드 영국 등 유럽을 거쳐 최근엔 미국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다고 한다. 트레킹 수영 승마 보트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긴 뒤 고급스런 야외 텐트에서 요리사가 해주는 바비큐 등 요리를 먹는 게 근자 들어 한참 유행하는 글램핑이다. 국내에서는 2012년 3월 제주 신라호텔이 국내 최초로 글램핑 개념을 도입했다. 호텔 야외 글램핑 빌리지에서는 카바나 스타일의 넓은 텐트에서 호텔 요리사가 조리하는 점심 또는 저녁을 즐길 수 있다. 마치 응접실 같은 텐트 내부 인테리어와 야외 바비큐 그릴, 파라솔, 해먹까지 갖추고 있어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찾는 이가 적지 않다. 안전상 취침은 안 되고 식사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캠핑 열기를 타고 글램핑이란 이름을 내건 야영장을 운영하는 곳이 우후죽순처럼 늘었다. 개중엔 말만 글램핑이지 실제로는 허술한 시설의 야외 텐트에 가전제품 몇 가지만 갖춘 곳도 없지 않은 모양이다. 화재로 5명이 숨진 강화도 글램핑장도 자세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한다. 늘 그렇듯이, 사고가 터졌으니 대대적 단속과 규제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안전 관련 점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혹여나 과잉 규제로 캠핑문화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내수 중 지난 10년간 가장 성장세가 높았던 것이 아웃도어산업이라서 더욱 그렇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201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