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펀드
[Quantum Fund]대표적인 헤지펀드 중의 하나. 짐 로저스가 미국 예일대와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공동 설립했다. 퀀텀펀드는 설립후 10여년간 무려 42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로저스는 일찌감치 '월가의 전설적 인물'중 한사람으로 등극했다. 1992년 이 펀드는 영국 파운드화를 집중 투매해 단숨에 10억달러를 번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당시 이 펀드와 정면 승부를 택한 영국 중앙은행이 ‘백기’를 들게 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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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위안화 가치 40% 폭락설…달러 투자 '대박' 나나
조지 소로스의 위안화 투기설, 위안화 가치 40% 폭락설, 미국에 대한 중국의 ‘본때론’과 위안화 대폭 평가절하 용인설…. 최근 들어 위안화와 관련해 각종 위기설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위안화와 원화 간 동조화 계수가 0.8에 달할 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 국내 외환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달러 투자자를 설레게 하는 대목이다. 어떤 국가든 위기를 의도적으로 일으키거나 방관하는 일은 없다. 환율 통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압력을 가하는 미국에 본때를 보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대폭 낮출 것이라는 시각이 있으나 설득력이 약하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에서 대규모 자본이탈 등 잃을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모든 환 관련 위기는 시장에서 발생한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우는 환투기 세력의 시장 주도력이 강할 때다. 앞말이 뒷말을 끌어주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장 주도력은 환투기 세력의 투자 원금이 압도적으로 많거나 레버리지 비율(증거금 대비 총투자 가능금액)이 높아질수록 커진다. 두 기준에 따라 위안화 투기에 나섰다는 소로스를 살펴보면 투자 원금이 크게 줄어들었다. 1990년대 초 유럽통화위기 당시에는 퀀텀펀드, 타이거펀드를 앞세운 소로스의 전성시대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자산운용 여건이 나빠지자 가족 이외의 돈은 대부분 투자자에게 되돌려줬다. 레버리지 비율도 ‘볼커 룰’에 따라 크게 제한됐다. 환투기 대상국의 방어능력이 약할 때도 환위기가 발생한다. 1997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통화위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였던 모리스 골드스타인 등이 제시한 특정국의 위기방어 능력은 다양한 지표에 의해 평가되지만 외환보유액이 핵심지표다. 신흥국일수록 그렇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가 넘는다. 세계 외환보유액의 30%가 넘는 수준이다. 일부에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적정외환보유액을 따지는 세 가지 기준(IMF 방식, 그린스펀·기도티 방식, 갭티윤 방식) 중 가장 넓은 개념인 갭티윤 방식을 적용할 경우 중국은 2조4000억달러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큰 문제는 없다. 위안화 투기설을 증폭시키는 과다부채 문제도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같은 부채라 하더라도 금리가 연 10%일 때와 1%일 때 경제주체가 느끼는 부담은 다르다. 부채를 합리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가 1%일 때는 ‘부채 경감 신드롬’으로 체감적인 빚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지난해 이후 분기당 평균 500억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를 감안하면 빚 상환 능력도 여전히 높다. 월가 헤지펀드 거물인 카일 배스 헤이먼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 등이 우려한 대로 위안화 가치가 40% 폭락하면 다른 국가는 버틸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특정 위기가 ‘위기 확산형’으로 악화될 것인가, 아니면 ‘위기 축소형’으로 수렴될 것인가는 두 요인, 즉 레버리지 비율과 글로벌 정도에 좌우된다. 두 지표가 높을수록 위기 확산형으로 악화되고 디레버리지 대상국에서는 위기 발생국보다 더 큰 ‘나비 효과’가 발생한다. 아직까지 중국은 두 지표가 모두 낮은 편이다. 중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더라도 2008년 미국식 글로벌 금융위기로 악화할 소지는 작다. 그 대신 위기비용을 중국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중국발 ‘제2의 아시아 통화위기설’이 나오는 근거다. 미국 경제도 자유롭지 못하다. 유동성 환수, 금리인상 등을 통해 출구전략을 추진해야 할 위기극복 단계에서 위안화 가치까지 폭락할 경우 의도되지 않은 달러화 강세로 심한 후폭풍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직후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되자 곧바로 ‘상하이 밀약설(달러 약세를 유도하자는 묵시적 합의)’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달 들어 시장에는 위안화 투기설, 미국 금리인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온통 비관론 일색이다. 미국의 경기 예측론자인 웨슬리 미첼은 “그릇된 낙관론이 위기에 봉착하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이 과정에서 그릇된 비관론이 태어난다”며 “새로 탄생한 오류는 신생아가 아니라 거인의 위력을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선무당이 날뛰기 때문이다. 이때 ‘부두(voodoo) 경제학’이 유행한다. 부두는 미국 남부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마교(魔敎)로, 예측자가 예측을 내놓지만 실제로 맞지 않으면 이는 ‘투자자를 상대로 한 일종의 기만행위나 마찬가지다’라는 의미에서 사용된 용어다. 달러 투자자는 ‘균형’을 찾아야 할 때다. 지난 1년간 달러화(6%)보다 엔화(21%) 투자 시 3배 이상 수익이 났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201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