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3C 공포

 

2022년 국내 경제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신3고(高)’현상을 말한다.

국내 대기업들은 2022년에 대비해야 할 경영리스크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따른 비용(cost)중가, 반도체와 요소수 대란에서 확인된 공급만(chain)리스크, 각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환율(currency) 변동성 등 3가지 요인을 꼽는다.

한국은행은 2021년 11월 25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에서 2.2~2.3%로 상향했다. 이는 한은의 목표인 2%를 크게 넘어서는 것은 물론 2011년(4.0%)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뛰는 것은 위드 코로나로 수요가 늘어나자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공급망 문제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식료품 가격, 반도체, 각종 운임 등이 치솟았다.

뜀박질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은이 2021년 11월 25일에 1.00%로 금리를 올린데 이어 2022년 1월에 한 차례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22년 1월이면 한은 기준금리가 연 1.25%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선 이미 이 같은 예상이 반영됐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2일 0.052%포인트 올라 연 2.018%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위기의 징후로 통하는 ‘1달러=1200원’ 선에 근접했다. 2021년 11월 25일 환율은 3.00원 오른 달러당 1190.50전에 마감했다. 2021년 10월 12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1198원80전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평균 환율(1175원57전) 수준을 크게 웃돈다.

원자재 가격 급등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 들어 철광석과 알루미늄, 구리 등 핵심 원자재 가격 급등이 강판과 각종 기자재를 거쳐 제조원가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기업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는 2021년 후판 가격 급등에 따른 충당금 설정으로 상반기에만 각각 1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봤다.
중국발(發) 공급망 리스크도 생산현장을 언제든지 마비시킬 수 있는 위협 요인이다. 업종을 따지지 않고 “중국이 공급처를 잠그면 한국의 모든 공장이 멈출 판”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 산업의 공급망 취약성 및 파급경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이 무역적자이면서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관심품목’은 요소, 실리콘, 리튬, 마그네슘 등을 포함해 총 1088개에 달한다. 이 중 수입의존도가 70% 이상인 ‘취약품목’은 653개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리튬과 마그네슘의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2차 연계 산업인 자동차, 화학, 2차전지, 반도체 등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은 중국산 의존도가 83.5%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세계 10위권 자동차 배터리 회사들의 목줄을 중국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기차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마그네슘 역시 중국이 세계 공급의 85%를 담당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직접 구매하지 않더라도 전장 제작사 등 협력업체를 통해 자동차 생산라인을 세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반도체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 반발해 원자재 수출을 제재하면 불똥이 한국으로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상황에 유연한 조직 만들어야”
대외의존도가 80%에 달하는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의 특성상 환율은 기업 수익성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한 대기업 자금 담당 임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환율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11월 말이면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미국은 다음달에나 테이퍼링 속도 조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유가와 환율에 민감한 항공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항공기 리스비와 항공유 결제를 달러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손실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연간 3000만 배럴의 항공유를 사용하는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3000만달러(약 350억원)의 손실을 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유휴재산을 매각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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