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핵융합발전

[Nuclear fusion power generation]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상에서 구현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핵융합의 에너지 발생 원리는 핵분열과 정반대다. 태양처럼 섭씨 1억도 이상의 초고온과 높은 압력에서는 수소 원자핵(주로 중수소와 삼중수소)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변하며, 이 과정에서 질량 결손이 발생해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된다. 방출된 에너지를 열로 변환해 발전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핵분열 기반 원자력 발전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없고, 사고 시 연쇄 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찬성론자들은 핵융합 발전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료로는 바닷물에서 풍부하게 얻을 수 있는 중수소와 리튬에서 생산하는 삼중수소가 사용된다. 연료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고, 에너지 효율도 기존 발전 방식보다 월등히 높다는 평가다.

이론적으로 화력발전에서 약 300만 톤의 석탄으로 얻는 에너지를 100㎏의 중수소와 3t의 리튬만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핵융합 연료 1g으로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낼 수 있다. 욕조 절반 분량의 바닷물에서 추출한 중수소와 노트북 배터리 한 개에 들어가는 리튬만으로 한 사람이 약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발전 방식(화력·원자력·태양광·풍력 등)과 비교해 보면, 핵융합은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지 않고,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없으며, 자원 고갈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핵융합 반응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플라즈마 상태'를 수천만 도 이상의 초고온에서 장시간 제어하는 기술적 난제가 남아 있어 아직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대표적인 연구 프로젝트로는 국제 공동사업인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프랑스 카다라슈 소재)가 있으며, 2030년대 중 시범 운전, 2050년경 상업화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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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물 한 바가지로 석유 300L의 에너지를 얻겠다는 불가능해 보이는 과학 프로젝트가 있다. 2040~205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7개국이 공동으로 ‘땅 위에 인공 태양’을 짓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사업이다. 수소 원자핵끼리 합쳐지면서 내뿜는 열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핵융합은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리튬(삼중수소)을 연료로 사용하고 온실가스가 배출될 염려가 없어 ‘꿈의 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건설이 예정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돈 먹는 하마’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1일 ITER 국제기구 기술총괄 사무차장에 선출된 이경수 전 국가핵융합연구소장(59·사진)은 베르나르 비고 사무총장과 함께 최근 ITER사업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인물로 떠올랐다. 앞으로 5년간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의 ITER 국제기구에 파견돼 ITER 건설의 기술 총책임을 맡는다. 이 사무차장은 30년 간 핵융합 연구에 몸담아 온 전문가로,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건설을 주도했다. ○“11월쯤 ITER 완공 새 계획” 이 사무차장은 “지금도 값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데 굳이 왜 핵융합을 연구하느냐는 시선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의 에너지 상황이 낙관적이라고 미래 세대를 위해 대비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핵융합이 허황된 연구라는 지적을 들을 때마다 1961년 달 정복 계획을 밝힌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떠올린다고 했다. 이 사무차장은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 이후 8년 만에 실제 인류는 달을 밟았다”며 “핵융합 역시 기술이 아니라 정책 결정과 투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 초기 각국 이해에 따라 주요 사안이 결정되면서 건설 기간과 사업비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11월쯤 지연된 상황을 반영해 ITER사업 기간과 사업비를 조정한 새로운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ITER사업에 대한 회의론이 있지만 핵융합에 대한 각국의 투자는 줄지 않고 있다. EU는 전체 ITER 사업비의 45%를 대고 있고, 미국은 ITER과 별도로 핵융합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도 2007년 ITER과 같은 토카막 기술을 적용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완공한 데 이어 ITER에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 사무차장은 ‘ITER 지분이 많은 유럽이 앞으로 핵융합의 혜택을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ITER의 핵심 부품은 한국 기업이 공급하는 경우가 많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플라스마 진공용기를, 고려제강은 초전도 도체를, SFA는 극저온 열차폐체를 공급하는 등 ITER 장치 제작의 핵심 역할을 한국 기업들이 맡고 있다. ○“中 핵융합 최대 수혜국 될 듯” 이 사무차장은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ITER사업에 참여하는 것과는 별개로 훨씬 큰 중국핵융합공정실험로(CFETR)를 짓고 있다. 중국 정부는 EU가 2050년 이전에 핵융합 발전을 실현한다는 계획보다 10년 앞서 핵융합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사무차장은 “핵융합 발전을 상용화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최대 수혜국이 중국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싸지만 성능이 뛰어난 중국 제품을 ‘대륙의 실수’라고 부르는 것처럼 핵융합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한국이 기술을 개발하고, 중국이 상용화의 열매를 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차장은 “핵융합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연구 성과를 많이 내야 한다”며 “KSTAR과 ITER보다 극한 기술이 필요한 한국형 핵융합실증로(K-DEMO)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 핵융합 발전 태양처럼 1억도가 넘는 온도에서는 수소 원자핵이 서로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뀐다. 이때 줄어드는 질량만큼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되며 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이다. 이론상 일반 수소보다 무거운 중수소와 삼중수소 혼합 원료 500g으로 고리원전과 같은 50만㎾급 발전소 4기를 하루 동안 가동할 수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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