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팬플레이션

[panflation]

‘넓은’, ‘범(汎)’ 등을 뜻하는 ‘팬(pan)’과 물가의 전반적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로 사회 전반적으로 인플레가 넘쳐나는 현상을 말한다. 영국 주간 경제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2012년 4월 7일자 ‘팬플레이션의 위험(The perils of panflation)’이라는 기사에서 이 용어를 처음 선보였다. 팬플레이션의 특징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기준이 평가절하되는(낮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호텔에선 과거 5성급 호텔이 최고급 호텔을 의미했지만 이젠 6성급·7성급 호텔이 등장하고 있다. 호텔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등급을 부풀린 데 따른 것이다.

호텔 룸 등급도 과거 딜럭스(Deluxe)급은 보통(standard) 수준으로 떨어지고, 이제는 럭셔리(luxury), 슈퍼 럭셔리(superior luxury), 그랜드 슈퍼 럭셔리(grand superior luxury) 등으로 인플레됐다. 비행기 좌석도 이코노미란 이름 대신 ‘월드 트래블러’와 ‘보이저’ 등 알쏭달쏭한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피자와 커피 역시 스몰을 금기어로 만든 대신 레귤러나 톨(tall)을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대학의 학점, 직장의 직급, 옷의 치수도 과거에 비해 부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왜곡시키는 것처럼 팬플레이션도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소비자들로선 같은 돈을 내고서도 예전보다 질 낮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감수해야 한다. 학점 인플레나 직급 인플레는 인재 선발과 급여수준 책정 등을 어렵게 해 고용시장을 불투명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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