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좀비기업

[zombie companies]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도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파산을 면하고 있다. 되살아난 시체’를 뜻하는 ‘좀비(zombie)’에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좀비 기업은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가야 할 사회적 자원을 가로챔으로써 나라 경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좀비 기업과 건전한 기업을 나누는 기준은 ‘빚(부채)을 갚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을 좀비 기업(한계기업)으로 간주한다. 3년 연속 이자조차 갚지 못할 정도라면 자체적인 생존능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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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짐…빚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 3000여곳 ◆‘좀비 기업’과 구조조정 수익을 내지 못하고 빚에 의존해 연명하는 좀비 기업이 3000곳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이 628개 비금융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도 못 미치는 기업이 올 1분기 35%로, 2015년의 25%에서 크게 늘어났다. 한국은행의 분석에서도 2009년 2700개이던 좀비 기업 수가 지난해 말에는 3300개로 증가했다. -10월21일 한국경제신문 ☞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넘어야 할 난관들이 적지 않다.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 노동시장의 경직성, 국가부채의 가파른 증가, 법질서의 훼손, 잠재성장률 하락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 꼽을 수 있는 게 바로 ‘좀비 기업’의 존재다. 좀비 기업이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좀비(Zombie)’는 외국 공포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듯 ‘되살아난 시체’를 뜻하는 영어 단어다. 주술 등으로 되살아나 사람들을 공격하는 시체를 의미한다. 동양으로 치면 ‘강시’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좀비 기업(Zombie Company)’은 좀비처럼 자신의 힘으론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고 정부나 은행의 도움으로 근근이 생명을 이어가는 기업을 뜻한다. 정식 이름은 ‘한계기업’이다. 좀비 기업과 건전한 기업을 나누는 기준은 ‘빚(부채)을 갚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기업들은 자기 돈(자기자본)과 빌린 돈(타인자본, 부채)을 활용해 사업을 벌인다. 대출이나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빌린 돈에 대해선 이자를 줘야 한다. 그래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가 좀비 기업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영업이익으로 원금은 아니더라도 최소 이자를 갚을 수 있을 정도가 돼야 기업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해 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그 해에 갚아야 할 이자(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바로 ‘이자보상배율’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구한다(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 따라서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보통 이자보상배율이 1.5 이상이면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1 미만이면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본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을 좀비 기업(한계기업)으로 간주한다. 3년 연속 이자조차 갚지 못할 정도라면 자체적인 생존능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를 보고 있다면(영업손실을 입었다면)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업 중 좀비 기업은 어느 정도나 될까?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부실기업은 2009년 2698개에서 지난해 3295개로 늘었다. 이 가운데는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10%가량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던 기업은 모두 49개사였고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곳(51%)이 30대 그룹의 계열사였다. 좀비 기업들은 한정된 자원이 생산적인 곳에 사용되지 못하게 해 나라경제 전체를 좀먹는다. 은행 돈이 좀비 기업에 흘러들어가면 정작 돈이 필요한 기업들이 투자하거나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게다가 금융권을 부실하게 만든다. 좀비 기업들에 빌려준 대출이 부실화되고 떼이게 되면 은행들도 멍든다.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면 결국 경제 전체에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된다. 정부는 이자도 내기 어려운 좀비 기업들을 정리하기 위해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가동하고 좀비 기업의 연명을 돕는 금융회사에는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퇴출 대상 좀비 기업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계열사를 합쳐 800개 정도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과거 일본은 좀비 기업 정리를 미적거렸다. 1990년대 버블(거품)이 꺼지면서 좀비 기업들이 대거 생겨났지만 당시 일본 정부와 은행권은 ‘경제 충격을 막는다’는 이유로 한계기업을 퇴출시키는 대신 다양한 지원을 통해 연명시켰다. 이는 은행이 망가지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으며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하는 한 원인이 됐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까지 채권단에 구조조정을 맡겨왔는데 그러다보니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기관이 참여하는 기구를 설치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주주친화’ 경영 강화하는 삼성 ◆삼성그룹과 ‘주주가치’ 삼성그룹 계열 전 상장사가 이달 말부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한다. 21일 삼성그룹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계열사 최고 재무책임자(CFO) 회의를 소집해 계열사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이르면 26일부터 주요 계열사들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개별 기업 여건과 재무상황 등에 따라 이사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10월22일 한국경제신문 ☞ 기업은 사람과 같은 인격(법인격)을 가진 존재로 주주, 종업원(근로자), 소비자(고객), 지역사회, 언론, 시민단체,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과 관계를 맺고 활동한다. 여러 이해관계자 가운데 누가 가장 중요한지를 따질 순 없겠지만 굳이 꼽으라면 주주(shareholder)를 들 수 있다. 위험(리스크)을 무릅쓰고 자본금을 댄 주주 없이는 기업들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주가치’는 주주들이 주식을 갖고 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대가를 뜻한다.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어느 정도의 이익이 있는지를 뜻하는 용어다. 회사가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는 크게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 △배당 확대 △기업 경영에 주주 참여 기회 확대 등이 있다. 자사주는 자기회사 주식이다. 자사주를 회사가 사면 시중에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줄어 주가가 오를 수 있다. 사들인 자사주를 태워 없애도(소각해도) 마찬가지다. 주식 물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주가엔 호재다. 배당은 회사가 경영활동 등을 통해 얻은 순이익을 활용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이익분배금이다. 현금으로 줄 수도 있고 회사 주식(자사주)으로 줄 수도 있다. 삼성그룹 계열 전 상장사가 주주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한 것은 삼성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으면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경영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를 맞아 ‘주주친화 경영’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삼성화재 등은 배당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은 또 주요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이사회에 반영할 주주권익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를 삼성물산 외 전 상장 계열사에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주주친화 경영’ 강화는 지난 6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로부터 경영권 위협 공격을 받은 뒤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한발짝 더 나아가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그룹 16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현재 총 313조원으로 한국 전체 주식시장(1482조원)의 21.1%를 차지하고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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