룽먼발전소
타이베이시 외곽 해안가에 자리잡은 대만의 네 번째 원자력발전소로 가장 앞선 기술인 3세대 원전이다.
1980년에 추가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건설계획이 마련됐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로 지역주민이 반대했고 1986년에는 당시 소련에서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나며 반대 목소리는 커졌다. 1992년 룽먼 원전 건설을 위한 예산안이 올라가자 야당인 민진당은 당수가 단식까지 하며 격렬히 반대했다.
1999년 첫삽을 떴지만 2000년 집권한 민진당의 천수이볜 총통이 취임 다음달 룽먼 원전 건설을 중단시켰다. 국회 동의를 밟지 않는 등 절차상 미비로 다음해 건설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환경단체들의 실력 저지로 원자로 반입이 지연됐으며, 현장에서 원주민 유적이 나오는 통에 발굴공사로 다시 건설이 멈추기도 했다. 당초 2005년 완공될 예정이던 룽먼 원전 공사는 2014년 가동 전 안전검사를 끝내며 사실상 완료됐다.
하지만 전력 생산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다시 반대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대만 정부는 “가동 여부는 추후 국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며 시설을 봉인했다. 전력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룽먼 원전에는 매년 13억대만달러(약 475억원)의 유지비만 들어가고 있다.
완전한 탈원전을 공약한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집권하면서 룽먼 원전은 운명을 다하는 것처럼 보였다. 정부의 폐쇄 결정에 따라 2018년3월 대만전력이 원전 내 연료봉을 3년 안에 모두 반출해 폐로 절차를 밟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18년 11월 국민투표로 2025년까지 원전을 모두 없애겠다는 차이잉원 총통의 방침은 백지화됐다. 다음달 대만전력은 룽먼 원전의 연료봉 반출을 다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2020년으로 다가온 총통선거에서 원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국민당이 압승할 가능성이 커져 이후 가동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높다.
결국 39년간의 논란에도 룽먼 원전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처음 건설 계획안이 나왔을 때 210억대만달러였던 건설 관련 정부예산은 공사가 지연되며 893억대만달러(약 3조2600억원)까지 불어났다. 룽먼 원전 소유주인 국영 대만전력의 지출 금액까지 합하면 매몰비용이 3000억대만달러(약 10조9400억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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