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주파수는 전파가 공간을 이동할 때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다. 1㎓는 1초에 10억 번 진동한다는 뜻이다. 높은 주파수 대역은 멀리 가지 못하지만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실어나를 수 있다. 대신 신호를 멀리 보내기 위해 기지국을 촘촘히 세워야 한다. 낮은 주파수 대역은 잘 휘어 먼 거리를 가지만 전송 가능한 데이터 양이 적다. 과거에는 먼 거리를 가는 저주파 대역(800~900㎒)이 황금주파수로 불렸지만, 현재는 광대역 기술 도입으로 많은 데이터를 실어나르는 중&midd
ot;고주파 대역이 선호된다.
각 통신사 사정에 따라 선호하는 주파수가 다르기도 하고 때로는 원하는 주파수가 겹칠 때도 있다. 한정 자원인 주파수는 정부가 방송·통신·공공용으로 나눠 관리한다. 2G(2세대) 3G(3세대) 통신용 주파수는 정부가 통신사의 사업 계획서를 사전 심사해 적합한 곳에 할당하는 방식이었다.
경매가 도입된 것은 2011년 8월 LTE(4세대)용 주파수를 분배하면서다.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의 가치(가격) 산정을 시장에 맡기고, 투명하게 나눠주자는 게 경매제 도입의기본 취지다.
◆‘승자의 저주’ 걱정하는 통신사
2018년 6월 15일로 예정된 경매에선 2019년 5G 상용화 서비스에 사용될 주파수를 분배한다. KT는 2019년 3월 세계 최초의 5G 상용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2019년상반기에 5G 서비스를 시작한다.
2011년(1조6615억원) 2013년(2조4289억원) 2016년(2조1106억원) 등 지난 세 차례 주파수 경매에서 정부가 거둬들인 금액(주파수 낙찰금액)은 6조2010억원에 달한다. 통신사들이 정부에 내는 낙찰대금은 45 대 55 비율로 방송통신발전기금
과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각각 귀속된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주파수 대역은 3.5㎓와 28㎓다. 경매 공급 대역폭은 각각 300㎒와 3㎓로 예상된다. 대역은 일종의 도로, 대역폭은 도로의 너비다. 업계가 예상하는 주파수 대역의 최저 입찰가격 총액은 3조원이다. 이는 최저입찰가격
일 뿐 3사의 베팅 경쟁이 불붙으면 낙찰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2011년 경매 때는 SK텔레콤과 KT가 1.8㎓ 대역(20㎒폭)을 놓고 86라운드까지 가는 전쟁을 치렀다. KT가 마지막에 백기를 들면서 SK텔레콤이 최저 입찰가(4455억원)보다 두 배 높은 9950억원에 가져갔다. 2013년 경매에선 절치부심한 KT가
1.8㎓ 대역 확보를 위해 돈을 쏟아부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공동 전선을 구축해 KT를 견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KT는 최저 입찰가격(2888억원)의 세배가량인 9001억원에 주파수를 따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