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지도
[genome map]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지도다.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내면 질병 진단과 치료, 신약 개발 등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약 30억쌍의 염기서열을 순서대로 짜맞춰 놓은 인간 유전체 지도(GRCh38)는 2003년 미국에서 처음 완성됐다.
이 지도는 백인과 흑인의 유전체 정보를 반영한 것이어서 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2016년 10월 6일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와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은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를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한국인 남성의 유전 정보를 기준으로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 서양인과는 다른 1만8000개 유전적 구조를 밝혀냈다. 기존에는 알 수 없던 190개 유전 정보의 절반 이상인 105개 정보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장기 이식을 할 때 거부 반응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와 몸 안에서 약물을 흡수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 유형 등도 규명됐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네이처는 세계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most contiguous) 지도”라며 “특정 인종을 기준으로 한 최초의 표준 유전체 지도”라고 평가했다.
◆탄력받는 신약 개발
표준 유전체 지도는 개인의 유전 정보를 분석할 때 기준이 된다. 최근 맞춤형 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표준 유전체 지도가 수립된 덕분이다. 세계 연구진은 유전체 지도로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밝혀내거나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가 완성되면서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유전적 특징을 더 정확히 알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표준 유전체 지도기 때문에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치료 연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선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 소장(마크로젠 회장)은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는 아시아인 전체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약 45억명의 아시아인을 위한 정밀의료(맞춤형 치료)를 선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