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용어사전

분자진단

[molecular diagnosis]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자 수준의 변화를 수치나 영상으로 평가하는 진단기법. 병리적 변화를 간접적으로 판독하는 혈액 · 소변검사보다 정확도가 높고 조직검사를 피할 수 있다. DNA 및 유전자 분석, 단백질 또는 대사체 분석, 분자영상의학으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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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성장하는 질병 분자진단 산업…로슈가 장악했던 세계 시장에 씨젠·랩지노믹스 등 도전장

  혈액에서 추출한 유전자로 질병을 진단하는 ‘분자진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씨젠 랩지노믹스 바이오니아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분자진단 제품을 선보이고 세계 분자진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연평균 10% 이상 성장 영국 리서치 기관인 칼로라마 인포메이션은 세계 분자진단 시장이 2011년 40억달러(약 4조4000억원)에서 내년 80억달러로 두 배가량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증가율이 16.8%다. 혈액 속 질병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항체가 생겼는지를 진단하는 면역화학적 진단, 스스로 손가락을 찔러 나온 적은 양의 피로 혈당을 재는 자가혈당진단 등 체외진단 전체 시장이 같은 기간 510억달러에서 640억달러로 연평균 4.7% 커지는 것과 비교하면 분자진단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면역화학적 진단은 병의 원인을 간접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잠복기에는 질병 진단이 불가능하다. 반면 분자진단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의 DNA(디옥시리보핵산)와 RNA(리보핵산)를 검출해 잠복기에 상관없이 질병 여부 및 감염 원인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보유하던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술의 특허가 2005년 만료되면서 많은 기업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PCR 기술은 적은 양의 유전자를 수조배 증폭하는 기술로 분자진단을 하기 위한 필수 기술이다. 분자진단은 면역화학적 진단에 비해 가격이 3~5배 비싸고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여러 원인균을 한번에 진단하는 기술(다중검사)이 개발되고 검사 과정도 자동화하면서 이런 단점이 줄었다. 스위스 로슈, 미국 퀴아젠·젠프로브·애보트·세페이드 등 5개사가 세계 분자진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부터 건강보험 적용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씨젠(대표 천종윤)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대상포진을 유발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HPV) 분자진단 제품 허가를 받았다. 분자진단 제품으로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은 국내 기업은 씨젠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씨젠은 미국 체외진단회사 베크만쿨터와 77억원어치의 제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랩지노믹스(대표 진승현)는 뎅기열 말라리아 등 열대감염성 질환 PCR 키트 등을 공급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제약사와 손을 잡았다. 바이오니아는 중국 제약사에 에이즈의 원인인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를 진단하는 분자진단 키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은 500억원 규모로 작은 편이다. 올해 1월부터 성감염질환 뇌수막염 급성설사 폐렴 등 원인균을 진단하는 6개 분자진단 다중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성감염질환 원인균 분자진단 다중검사는 10만원 내외였다. 건강보험 혜택이 생기면서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1만6690원으로 대폭 줄었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유럽과 일본 등에서도 분자진단 다중검사에 대한 보험 적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신규 수요 창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분자진단 molecular diagnosis. 혈액 속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의 DNA(디옥시리보핵산), RNA(리보핵산)를 분석해 병을 진단하는 방법. DNA와 RNA는 분자로, 유전정보 전달에 관여하는 핵산의 일종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2015-02-23